首の潤滑油 목의 윤활유

”목의 윤활유” 목이 뻐근하다 / 어깨에서도 우두둑 소리가 난다 / 뼈가 삐걱거리면 / 가늘고 긴 목도 튼튼해질까 // 목이 긴 이유는 /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고 들어 / 우리 식구들이 거의 다 / 긴 목이라고 하면 / 자주 머리 쓰는 가족인 것 같다고 // 온몸을 돌아다니는 에너지가 / 뇌에서 거리 잡으려고 / 목이 길어졌을 수도 있다 // 조금이라도 오래 몸을 돌 수 있겠다 / 멀리 돌아다니기 위해 /

순환이 잘 되기 위해 // 공연이 끝나고 / 웅성거리는 공연장에서 / 시즈오카 고향집에서 교토에 돌아온 친구가 / 마당에서 잘라온 젊은 솔잎을 / 나에게 내밀었다 // 괜히 / 갑작스럽게 / 눈물이 쏟아지는 / 내가 거기 있었다 // 솔잎을 받어서 울었더니 / 인생에서 첫경험이자 / 꼭 마지막일 것 같다 // 초등학교에서 반장으로 뽑혀 / 친구들앞에서 왠지 울었을 때 / 그렇게 울면 / 어른이 되기 전에 눈물이 메말라 버릴 거라고 /

담임선생님이 하셨다 // 걱정 마셔요 / 이제까지 / 눈물이 메마르지 않았어요 // 눈물이 사고를 녹여넣고 / 몸속을 한순간에 돌고 / 지금으로 돌아온다 // 가늘고 긴 목을 적셔 / 윤기를 준다 // 이제 뼈를 울리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