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ふれだす水 흘러넘치는 물

“흘러넘치는 물” 올해는 이른 장마가 시작된다. 모든 방향에서 밀려오는 습기를 윤택이라 느끼면서도 도망 못 가는 무게를 받아들인다. 가장 가까운 성지는 요도강의 강가. 장마 끝에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건너편에서 발견되었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태풍이 지나가 화창하고 상쾌한 날에 강가에 앉아 노을의 빛과

물가를 건너가는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는다. 마치 극락 같다. 살아있는 나는 걷고 먹고 웃고 자고 그리고 통곡한다. 목이 마르면 물 마시듯 손톱이 길어지면 깎듯 마려우면 볼일을 보듯 그 때가 오면 통곡하게 된다. 갑작스레 복받치는 감정을 넘어 뱀이 굼실거리듯이

온몸을 맡긴다. 물이 가득 차서 흘러넘쳐 슬픔을 넘는 황홀감이 지나가서 살아 있다는 걸 다시 알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산다. 그것만이라도 된다. 삶도 죽음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다고 느끼면서도 삶에 대한 기대에 계속 농락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