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 D24의 마지막 롱노트에 대하여

오랜만에 써 보는 두 번째 노트다.
오늘은 사볼 대신 펌프를 주제로 한 노트를 써 볼까 한다. 펌프는 내가 살면서 맨 처음으로 접했던 리듬게임이다. 대충 2000년대 초반, 그러니까 내가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때, 현 지하철 3호선 화정역 근처에 킨더랜드라는 실내 놀이터가 있었다. (아마 당시에 킨더랜드를 비롯해서 한창 아이들을 위한 실내 놀이터 붐이 일었던 것 같다.) 그 안에 각종 놀이 기구들은 물론이고 게임기도 여러 개 있었는데, 대충 기억나는 것만 스노우 브라더스 2, 메탈 슬러그 3, 그리고 오늘의 주제인 펌프 정도였다. 게임기가 열몇 대는 있었으니 실제로는 훨씬 더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으리라.
나는 음악에 맞추어 발판을 밟는 펌프의 게임 방식에 큰 매력을 느꼈고, 펌프를 하기 위해서 킨더랜드에 가자고 부모님을 졸랐을 정도로 깊이 빠졌었다. 동네에 오락실도 없어서 자주 하지는 못했던 게 못내 아쉬울 뿐. 비록 지금은 불통 운영 때문에 말도 탈도 많지만, 나는 펌프를 통해 리듬게임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고, 그렇게 지금까지 20년 넘게 (공백기도 있었지만) 리듬게임 인생을 이어오고 있기에 여러모로 애증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자.
제목에도 썼듯이, 펌프에는 이제는 펌프 공무원이 된 Doin의 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The Lazy Dog (한국어 제목: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 라는 곡이 있다. 이 곡의 최고 난이도 채보인 D24에는 맨 마지막에 롱노트가 순간적으로 길어졌다가 사라지는 연출(일명 레이저 기믹)이 있다. 아래 영상 1:49부터 보도록 하자.

그런데 이 레이저 기믹이 특정 노트 스킨에서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관찰된다.
필자가 어제 이 채보를 클리어하고 나서 영상을 돌려보는데 맨 마지막에 나와야 할 레이저 기믹이 정상적으로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아래 영상 1:48부터 보자. 위 영상과 비교하면 차이를 확실히 느낄 것이다.

위 현상을 관찰한 나는 어떤 노트 스킨에서 이 기믹이 등장하지 않는지 궁금해졌고, 유튜브를 뒤져서 직접 조사해 봤다.
아래는 기믹이 정상적으로 등장하는 노트 스킨을 모은 것이다.
(1) 올드 스킨

(2) NX 스킨

(3) NXA 스킨

(4) 이지 스킨

(5) 프라임 스킨

(6) 피에스타 스킨

(7) 피에스타 EX 스킨

반면 기믹이 등장하지 않는 노트 스킨은 아래와 같다.
(1) 양 스킨(위 필자의 플레이 영상 참고)
(2) XX 스킨

(3) 소녀 스킨(정식 명칭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위와 같이 기믹이 등장하는 노트 스킨과 등장하지 않는 노트 스킨을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인기 있는 노트 스킨에서는 기믹이 등장하고 비인기 노트 스킨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모든 노트 스킨에 대해서 기믹을 넣기는 힘들 테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만… 그렇게 따지면 컨플릭트의 레이저 기믹은 왜 스킨에 상관없이 나오는 걸까? 곡의 아이덴티티라서 그런 건가?
심지어 저 기믹도 같은 노트 스킨인데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는 등 일관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아래 영상처럼 미러를 걸면 기믹이 출력되지 않는다. 

프라임 스킨 적용 시 경우에 따라 기믹이 출력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래 영상을 보자.

이외에도 노트 스킨에 따라 출력되는 롱놋 기믹이 미묘하게 다른데, 올드 스킨처럼 롱노트가 맨 밑까지 길다랗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 피에스타 EX 스킨처럼 롱노트가 화면 높이의 절반 정도 길이만 출력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공식 채보 제작에 참여해 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저런 식의 기믹은 노트 스킨에 상관 없이 통일되는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 물론 맨 마지막에만 아주 짧게 나오는 기믹이라 다들 별 신경은 안 쓰는 것 같지만, 왠지 버그인 것 같다는 생각에 미묘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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