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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A・英香) 手紙 4回目

こんにちは、エイコ。
私の返事が遅くなりました。 ごめんなさい。

前回のお手紙をいただいて、ずいぶん前に演じた『カモメ』と『童僧』について改めて考えてみる時間でした。 大学時代、俳優として多くのことを学んだ公演が二つありました。 当時、私には難しくて大変な作業でしたが、学びも大きかったと思います。

私は『カモメ』でニーナを演じましたが、今考えても4幕での私の演技がとても残念だと思えます。 エイコの手紙をもらって『カモメ』4幕のニーナのセリフが思い浮かびました。 もう一度4幕のニーナを演じてみたくなりました。 その時の公演を終えて書いた日記に.. 「頑張って生きていこう」と書いた記憶があります。 毎回の瞬間をもっと几帳面で細心に感覚しながら生きていき、より良い俳優に成長したいという気持ちを込めた文でした。

エイコさんとチェさんが演じた『カモメ』の第4幕を映像で観ました。 私は日本語が分かりませんが、集中して見ることができました。 ニーナとトレープレフを別の性別の俳優が演じるようになった点も興味深かったです。 その場面を演じるために役作りの頭から人物を細かく研究するようになったと思います。

私が『童僧』で「ドニョム(道念)」という14歳の男子童子僧の役を演じた時も似たような状況だったと思います。 (もう18年前の話なのではっきり覚えていませんが...) 私は私と違う性別、年齢、そして他の環境で生きていく人物に会って、彼を演じる過程で多くの試行錯誤を経験しました。 練習の初めには、思わず14歳の男の子の行動、姿勢、言葉遣いなどの見た目を「予測」して真似したり、ある時にはそんな私の演技が偽物と感じ、何もできなかった時もありました。

私が本当にドニョムと出会った瞬間は... ドニョムの「懐かしさ」を理解しながらだったと思います。 外に噴出したり解消されないまま心にこもっている痛みについて理解しながら、他の誰かに「私の痛み」を表す勇気ができたのです。 私の痛みとドニョムの痛みが出会ってから人物を立体的に理解することができました。 もちろん、その後も数多くの困難な過程を経験しなければなりませんでしたが^^

韓国公演から1ヶ月後に日本で公演をすることになった時、一番記憶に残ったのは舞台の真ん中にあった「木」でした。 ドニョムは毎日木に登ってお母さんを待っていますが、日本公演でも新しい日本の木が舞台に立ったのです。 毎日の日常での行動のように慣れるため、リハーサル中ずっと木登りをしました。 手に水ぶくれができて破れた?(跳ねた?切れた?)ことも知らずに木に乗った記憶があります。 そしてもう一つは、私と同い年の仲間俳優たちがそれぞれ違う年齢(14歳、60歳、80歳など)を演じていましたが、日本の観客がこの部分にとても驚いていたのをアフタトークの際に聴きました。 学生の作品だったから仕方ない選択だったのに.. 振り返ってみると、作品の人物についてさらに深く研究し、理解する過程だったようです。

18年前の日本公演は今でも私にとって大切な経験として記憶されています。 定められた日程を終えても別れるのが惜しくて話を続けていた日本の友達も思い出します。

今回のワークショップで18年ぶりに日本に行くことになりました。 今回も演技を媒介に日本に行くことになってもっと楽しみです。
今回の手紙のおかげで、長い間記憶の片隅にしまっておいた思い出を振り返りながら考えを整理することができました。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2023年11月23日 
寒くなる時に私たちが会う日が近づくことを肌で感じながら韓国でSORA
 

안녕하세요 에이코.
저의 답장이 너무 늦어졌네요.

미안해요.
지난 편지를 받고 오래전 작업 했던 갈매기와 동승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학시절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운 공연이 갈매기와 동승이었어요.

당시 저에게 어렵고 버거운 작업이었지만, 그래서 배움도 컸다고 생각해요.
저는 갈매기에서 니나를 연기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4막에서 저의 연기가 너무 아쉽습니다.

에이코의 편지를 받고 갈매기 4막 니나의 대사들이 떠올랐습니다. 다시 한번 4막 니나를 연기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때 공연을 마치며 쓴 일기에.. ‘잘 살아내보자’라고 써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매 순간을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감각하며 살아내며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글이었습니다.


에이코씨와 최상이 연기한 갈매기 4막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모르지만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니나와 트레플레프를 다른 성별의 배우가 연기하게 된 지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그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인물 구축 초반부터 인물을 촘촘하게 연구하게 되었을 것 같아요. 


제가 동승에서 ‘도념’이라는 14세 남자 동자승의 역할을 맡았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이미 18년 전 이야기라서 뚜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요..) 저는 저와 다른 성별, 연령, 그리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만나 그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연습 초반에는 저도 모르게 14세 남자 아이의 행동, 자세, 말투 등 외형을 ’예측‘해서 따라하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그런 저의 연기가 가짜 같아서 아무것도 못 할지경이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정말 도념이를 만나게 된 순간은.. 도념이의 ’그리움‘을 이해하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밖으로 분출되거나 해소되지 못한채 마음에 켜켜이 고여있는 아픔에 대해 이해하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나의 아픔‘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던거죠. 저의 아픔과 도념이의 아픔이 만나면서부터 인물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수 많은 어려운 과정을 겪어내야했지만요^^


한국 공연 후 한 달 뒤 일본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대 중앙에 있던 나무입니다. 도념이는 매일 나무에 올라가 어머니를 기다리는데, 일본 공연에서 새로운 일본 나무가 무대에 세워진거죠. 매일 일상에서하는 행동처럼 익숙해지기 위해 리허설 내내 나무타기를 했습니다. 손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진 줄도 모르고 나무를 탔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와 동갑인 배우들이 각기 다른 연령(14세, 60세, 80세 등)을 연기했었는데, 관객과의 대화에서 일본 관객들이 이 부분에 대해 많이 놀라워했습니다. 학생 작품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텐데.. 돌이켜보면 인물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18년 전 일본 공연은 여전히 저에게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됩니다. 정해진 일정을 마치고도 헤어지기 아쉬워 대화를 이어가던 일본 친구들도 생각나구요.
이번 워크숍으로 18년만에 일본에 가게 되었네요. 이번에도 연기를 매개로 일본에 가게 되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이번 편지 덕분에 오래도록 기억 한켠에 담아둔 추억을 되짚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감사해요.


2023년11월23일 추워지는 날씨에 우리가 만날 날이 가까워짐을 실감하며 한국에서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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