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이었을까? 순비기나무를 찾아서
문득 생각이 날때가 있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칠때면 그때의 감정과 이미지가 스쳐지나간다.
이때 쯤 이었나?
여름이 지날 무렵 연못에 부들이 꽃줄기가 나와서 노란 이삭 모양의 꽃을 피울때 쯤 이었나 보다.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백구와 마을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 높고 새파란 도화지에 드문 드문 핀 구름을 장벌에 누워 바라보았다.
머리맡에서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난다. 이 향기를 좋아한다. 바닷가와 어울리지 않는 허브향이랄까?
주인공은 순비기나무다. 바람이 잘 통하는 자갈밭이어서 그런지 잘 자란다. 이 녀석은 모래 위를 기어 다니며 터전을 넓혀나간다. 염분이 있는 바다에서도 잘 크는 녀석을 보면 기특하다. 바닷가에 방석처럼 보이는 덩굴나무가 있다면 바로 순비기나무다.
사철나무 잎과 비슷하지만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부드러운 흰털이 나 있어 은빛을 띤다. 늦여름에 보라색 꽃이 핀다. 꽃이 지고나면 콩알 굵기만 한 열매가 열린다.
꽃을 보며 향기를 맡을 때 쯤 가을이 온다. 바닷가에 살았던 나는 가을이 오는 걸 향기로 알았다. 이건 가을바다향이다.
この記事が気に入ったらサポートをしてみません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