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of an Era
2016년 The 5th KAC, beatmania IIDX 종목이 DOLCE.의 우승으로 끝이 나고, DOLCE.는 중대한 발표를 하게 됩니다.
사실 탑랭커 리듬게이머가 이제 더 이상 게임에 집중하기 힘들 것 같아 대회에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상당히 흔하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박수 칠때 떠나는게 맞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이, 한 시대의 끝이자, 또 다른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1. 한일 격전 / The 6th KAC-The 8th KAC (2017-2019)
1.1. 역대급 기적 / 6th KAC LICHT vs U*TAKA
DOLCE.의 KAC 은퇴 선언 이후 비어버린 왕좌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 중심에 있었던 플레이어가 바로 U*TAKA였습니다. copula~SINOBUZ를 거치며 파죽지세로 기세를 올렸던 U*TAKA는 DOLCE.를 제외하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역대를 차지하고 있었던 플레이어였고, 당연하게도 다음 KAC의 1순위 우승후보였습니다.
바다 건너에는 또 한명의 플레이어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의 LICHT (위 역대 갯수 표에서는 *KUBS*)였습니다. 사실 LICHT는 The 4th KAC때도 예선을 통과하여 결승에 진출할 기회가 있었지만, 군입대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슬픈 과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그 이전부터 실력은 보증이 되어있었던 플레이어로, U*TAKA의 경쟁 상대가 되기에는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플레이어 모두 The 6th KAC 예선을 통과하며 MIKAMO, U*TAKA, LICHT, K-CHA*라는 결승 라인업이 완성되었고, 해설로 참가한 전 우승자 DOLCE.와 함께 시합의 막이 열리게 됩니다.
첫번째 곡은 U*TAKA의 선곡인 冥, U*TAKA는 2위와 약 50점의 격차를 벌리며 2포인트를 선취, 하지만 LICHT도 2위를 차지하며 타선곡에서 1포인트라는 큰 성과를 거둡니다. 두번째 곡은 LICHT의 선곡인 quell, LICHT는 1위를 지켜내 2포인트를 따내는데 성공하지만, U*TAKA는 K-CHA*에게 밀리며 포인트를 얻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U*TAKA가 2포인트, LICHT가 3포인트를 거둔 가운데, 세번째 곡은 MIKAMO 선곡의 Dynamite, U*TAKA가 LICHT보다 점수가 앞서며 우승 트로피를 빼앗기는가 싶었지만, MIKAMO가 곡을 선곡한 이유를 증명하는 듯이 U*TAKA보다 더 높을 점수를 냈고, 그렇게 U*TAKA와 LICHT가 총 3포인트로 승부는 타이브레이커로 향하게 됩니다.
그렇게 타이브레이커에서 선곡된 곡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바로 그 선곡, Sigmund. 곡 분위기적으로나 채보 난이도적으로나 그야말로 단두대 승부에 걸맞는 선곡이 나오게 되며 분위기는 더욱 더 뜨거워지고, 실제 승부는 그 이상으로 뜨거웠습니다.
먼저 플레이하게 된건 U*TAKA였습니다. (당시는 동시 플레이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음). U*TAKA는 3738점의 점수로 마무리하며 이제는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LICHT가 다음 차례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점수 3741점, 그야말로 종이 3장 차이의 승부로 LICHT는 마지막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The 6th KAC의 최종 우승자, 로열 로더, 그리고 최초의 IIDX 한국인 우승자로 등극합니다. 동영상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더욱 놀라운건 마지막 노트에서 모든 게 결정되었다는 것. 마지막 동시치기를 일반 GREAT로 처리한 U*TAKA는, PGREAT로 처리한 LICHT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승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역대 KAC 명경기 중 하나로, U*TAKA 본인조차도 아직까지도 이를 기억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승부 하나가, 이 다음으로 이어질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이 됩니다.
1.2. 완벽한 복수극 / 7th KAC U*TAKA vs LICHT
그리고 1년, 여전히 두 플레이어는 최정상급 기량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The 7th KAC에서 LICHT는 챔피언 시드로 결승 라운드에 자동으로 진출, 하지만 U*TAKA도 에리어 대회를 통과하여 결승 라운드에 올랐습니다. 그 외에도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한국의 F.XIII, 에리어 대회를 통과한 일본의 H.OBKT, RAG, K-CHA*, LC, UNA-10가 함께 맞붙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LICHT와 F.XIII에게는 악재가 하나 있었습니다. CANNON BALLERS 업데이트 당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키트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한국이 업데이트가 2개월 가량 미뤄지며 신곡을 접하는데 있어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일본에서 발매가 2017년 12월, 한국에서는 2018년 2월에서야 접할 수 있었고, 그것도 대회가 진행될 즈음 되서야 겨우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대회 전에 신작을 접해볼 수 있는 방법은 출국 후 대회 직전 뿐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당일, The 7th KAC에서는 ARENA 모드가 첫 선을 보였습니다. 4명이 각자 선곡을 해, 다같이 한꺼번에 플레이하면서 경쟁하는 ARENA 모드는 이 이후 IIDX KAC를 더욱 재밌게 만들어 주었던 모드였습니다. 실시간으로 순위가 변동되는데서 오는 재미와, 플레이어들이 선곡에 있어 전략성을 더욱 깊게 요구하기도 하여 선곡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LICHT와 U*TAKA는 같은 조에 배치되면서, 작년의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일찍이 맞붙게 되었지만, 두명이 같이 조를 통과하며, 진정한 승부는 결승전에서 가리게 됩니다.
그리고 결승전, 멤버는 LICHT, U*TAKA, RAG, K-CHA*. 첫번째로 나온 곡은 RAG선곡의 3y3s. 하지만 RAG는 2위로 1포인트, LICHT가 2포인트를 따내며 큰 이득을 가져갑니다. 하지만 U*TAKA는 처음부터 크게 뒤쳐져버린 상황. 다음곡은 심지어 LICHT의 선곡인 疾風迅雷†LEGGENDARIA 였고, 2위로 1포인트는 얻었지만 LICHT가 자선곡답게 1위를 차지하며 무려 3포인트가 뒤쳐져버린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른 상황, 자선곡이 남아있었기에 3번째 곡인 K-CHA*의 선곡 The Least 100sec에서 포인트를 따내면 충분히 우승도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선곡자인 K-CHA*를 20점 차이로 따돌리며 당당하게 2포인트를 획득했고, LICHT는 아무 포인트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후의 자선곡 煉獄のエルフェリア에서 큰 격차를 벌리면서 2포인트 획득, 그와 동시에 LICHT는 무너지면서 또 다시 포인트를 얻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U*TAKA는 결국 총 5포인트로 작년 LICHT에게 당했던 패배를 배로 갚아주는듯한 짜릿한 역전극&복수극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렇게 LICHT와 U*TAKA는 서로 한번씩 우승을 주고 받으면서 이제 정말로 "세대 교체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대회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반전과 충격을 일으켰습니다.
1.3. 자주 일어나면 기적이 아니다 / 8th KAC U*TAKA vs SOMORI
시간이 흘러 The 8th KAC는, IIDX의 20주년 기념작인 Rootage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U*TAKA는 여전히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고, LICHT도 예전만큼의 실력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LICHT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거주하게 되면서, 일본 본토 동에리어 대회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동에리어 대회 첫 경기부터 RIOO가 U*TAKA와 LICHT와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된 와중에도 1위를 하며 대반전을 펼쳤고, 이 대반전의 희생양은 바로 LICHT였습니다. 자선곡에서 1위를 하지못한 것이 비수를 꽂아버렸고, 결국 2년간 우승-준우승을 했던 LICHT는 이 대회를 끝으로 KAC에서 더 이상 경쟁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동에리어 대회 결승에서 또 한번의 반전이 펼쳐졌는데, 그 U*TAKA와 LICHT를 꺾은 RIOO가 4명중 상위 3명이 올라가는 경기에서 0포인트로 4위를 하며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렇게 동에리어 대회에서는 U*TAKA, MN.445(사사라), FENNEC이, 서에리어 대회에서는 LC, SOMORI, UNA-10(우나쥬)가, 아시아 예선에서는 F.XIII, ATTIXX가 진출하며 총 8명의 파이널리스트가 결정됩니다.
사실 한국인인 F.XIII, ATTIXX 외에도 또 한명의 한국인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서에리어 대회를 통과한 SOMORI였습니다. LICHT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거주하고 있던 SOMORI는 서에리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승 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한국인답게(?) CHARGE곡에서 두각을 보여줬던 플레이어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결승 라운드,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F.XIII, ATTIXX는 동에리어 대회를 통과한 U*TAKA, MN.445과 함께 한 조에 편성되어 일종의 한일전이 되었지만, F.XIII, ATTIXX가 자신의 자선곡을 제외한 곡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며 동반 탈락.
한편 반대편 조에서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며 4곡 모두 끝난 결과 4포인트, 3포인트, 3포인트, 2포인트로 마무리되고, 4포인트 1위로 진출이 확정된 것은 FENNEC이었습니다. 그리고 3포인트로 타이브레이커를 치루게 된 2명의 플레이어는 바로 LC와 SOMORI였습니다.
그리고 나온곡은 One More Lovely, 후살 직전까지도 앞서가던 LC였지만, 후살에서 대량 실점하면서, SOMORI에게 마지막 결승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U*TAKA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고, SOMORI가 타이브레이커로 올라갈 때도 한국인들에게만 반응이 뜨거웠지, "어짜피 우승은 U*TAKA"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첫번째 U*TAKA 선곡 卑弥呼에서 U*TAKA가 1위, SOMORI가 2위, 두번째 MN.445의 선곡 Boomy and The Boost는 SOMORI가 1위, U*TAKA가 2위를 차지하며 비등비등한 승부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SOMORI는 아직 자선곡이 남아있었기에 사실상 SOMORI에게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세번째 선곡은 FENNEC의 Mare Nectaris였습니다. 여기서 U*TAKA가 1위로 2포인트를 획득, SOMORI는 3위로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하며 예상대로 흘러가는가 싶었지만, 최후의 선곡, "한국인의 최종병기" Snakey Kung-fu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번엔 반대로 SOMORI가 2포인트를 획득, U*TAKA가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하면서 두 플레이어가 5포인트로 최종 타이브레이커로 향하게 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타이브레이커로 선곡된 곡이 바로 KAISER PHOENIX(SPL). 이 패턴은 당시 특수해금곡이었기 때문에, 해금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고, U*TAKA와는 달리 SOMORI는 이 패턴이 NO PLAY 상태였습니다.
SOMORI는 NO PLAY였음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최후까지 비등비등하게 U*TAKA와 맞붙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후반부에서 랜덤 똥배치를 잘 받아낸 U*TAKA에 비해 SOMORI는 무너져내리면서, 최종 우승은 U*TAKA가 차지하게 됩니다.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며 6th KAC를 떠오르게 한 SOMORI였지만, 애석하게도 기적은 두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SOMORI는 U*TAKA를 턱 밑까지 위협한 얼마 안되는 플레이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위험했지만 2연속 우승을 차지한 U*TAKA는 차세대 베스트 플레이어는 자신이라는 걸 증명했지만, 이 이후 단 몇달 후에, 판도는 완전히 뒤집히게 됩니다.
2. 초신성 KKM*의 Up&Down / Ring - BPL ZERO (2019-2021)
2.1. KKM*의 등장 / beatmania IIDX 20th Anniversary Party Ring
때는 Rootage, 오래전부터 BMS 및 여러 리듬게임을 플레이하고, 물밑에서 실력을 꾸준히 끌어올렸던 플레이어가, 급 부상하여 믿을 수 없는 점수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고작 한 시리즈만에 100개 이상의 역대를 뽑아내어 12레벨 역대 갯수 1위에 올랐던 플레이어, 바로 KKM*입니다.
KKM*은 2019년 초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overjoy 달성자인 만큼 Mare Nectaris같은 고밀도 폭타가 있는 곡에서 강점이 부각되었고, 특유의 높은 체급으로 다른 곡들도 하나하나 격파해가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한국 vs 일본 구도를 주목하던 코나미는, IIDX 20주년을 맞아 beatmania IIDX 20th Anniversary Party Ring이라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로 했고, 그 이벤트에서 한국 vs 일본 DREAM MATCH를 열게 됩니다. 그리고 KKM*은 이 이벤트의 한국 예선에서 1위를 차지, 오프라인 무대에서 첫 활약을 보일 기회를 얻게 됩니다.
본 이벤트에서 한국 대표는 MACAOC / MACAO6 / MACAOF / MACAOX / KKM* / F.XIII / MACAOD / LICHT, 그리고 일본 대표는 U*TAKA / DOLCE. / RAG*/ 39RA1 / M!TSBA / TANMEN / FENNEC / MIKAMO로 경력과 실력 모두 풍부한 더 할 것 없는 정예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주목하였던 KKM*은, 같은 고밀도 계열 패턴에서 엄청난 안정성을 보여주는 처리력계 끝판왕, RAG*를 상대하게 됩니다. 테마가 다름아닌 LEGGENDARIA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두 강철어깨의 플레이를 주목하고 있었던 상황. 그리고 이 매치 업에서, KKM*은 화려하게 자신의 첫 인상을 남깁니다.
Close the World feat.a☆ru†LEGGENDARIA에서 먼저 승리를 거두고, 이어진 자신의 선곡 超青少年ノ為ノ超多幸ナ超古典的超舞曲†LEGGENDARIA에서 초반부 32비트 트릴을 CB없이 높은 판정으로 통과하는 모습을 본 모두가 경악하였고, 그 RAG*를 상대로 말 그대로 압승해버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합니다.
물론 Ring 이벤트 자체는 일본이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이 많은 탑 랭커들이 있지만, 그래도 일본과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매치였습니다. 하지만 Ring 이후 KKM*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멈추지 못하는 폭주열차와도 같이 KKM*은 역대기록을 박살내면서, 오랫동안 12레벨 역대 갯수 1위를 사수해오던 DOLCE.를 격파, 세자리수의 역대 갯수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KAC에서의 증명뿐이었습니다.
2.2. 마침내 등극하다 / 9th KAC KKM* vs U*TAKA
9th KAC를 앞두고, 플레이어들은 또 하나의 변수를 마주치게 됩니다. 바로 LIGHTNING MODEL의 출시. LIGHTNING MODEL이 출시하면서 많은 변경점이 생겼습니다. 모니터 120hz 적용, 턴테이블 감도 조절 가능, 기본 버튼 무게 변경 등. 이처럼 많은 변경 사항이 생긴 와중 탑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중요해진 사항은, 바로 체감 판정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평균적인 스코어가 올라가게 되는 것은 불가피 했고, KAC에 도전하는 플레이어 들은 가장 빠르게 기체에 적응하여, 점수를 끌어올려야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애석하게도 한국 국내에는 KAC 결승 라운드 직전에 라이트닝 모델이 발매되면서, 적응할 수 있었던 기간 자체가 적었다는 것도 한국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8th 챔피언인 U*TAKA를 포함, 동에리어의 MIKAMO, VRRIOO, DJSTN, 서에리어의 MI7RAI, RKS-32, 아시아의 KKM*과 ATTIXX가 9th 결승 라운드에 진출. 그 어떤 때보다도 KKM*의 우승이 당연시하게 여겨졌던 당시 상황에서, KKM*은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해 일본으로 향합니다.
그룹 A에서는 U*TAKA는 자선곡 1위 포함 모든 곡에서 포인트를 획득하면서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그 와중 조 2위 자리는 자선곡 1위를 차지한 VRRIOO와 FENNEC이 경쟁했지만, 결국 타선곡에서도 2위 포인트를 빼먹으며 연금메타에 성공한 VRRIOO가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반면 그룹 B에서는 KKM*이 예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으로 모든 곡에서 1위를 차지하며 조 1위로 진출. 그 와중 4곡 중 2곡에서 2위 포인트를 얻어낸 ATTIXX가 조 2위로 진출하면서, 제대로, 한국 2명 VS 일본 2명이라는 한일전 구도가 완성되게 됩니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 KKM*에게는 마지막으로 증명해야하는 자리였지만, 절대라는 것은 없고, ARENA 모드 특성상 1명에게 집중 공격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에 절대 방심할 수는 없었습니다.
첫곡은 KKM*의 BLUE MIRAGE, 손목 스크래치를 많이 사용하던 U*TAKA를 제대로 노린 선곡으로, 전략대로 U*TAKA는 포인트를 얻지 못하고, KKM*과 VRRIOO가 각각 1위와 2위로 포인트를 획득. 그리고 두번째 곡 U*TAKA의 POSSESSION은 반대로 U*TAKA가 KKM*을 저격한 곡 픽으로, 이번에는 반대로 KKM*이 포인트를 따지 못하고 U*TAKA가 1위, VRRIOO가 2위로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U*TAKA, KKM*, VRRIOO 모두 2포인트인 반면 VRRIOO만 자선곡이 남아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되어버렸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게 되어버린 상황. 세번째 곡인 VRRIOO의 상징과도 같은 SCREAM SQUAD, 하지만 이 곡은 KKM*도 자신이 있었고, 피말리는 승부 끝에 KKM*이 1위로 타선곡을 카운터 치는데에 성공, KKM*이 4포인트, VRRIOO가 3포인트, U*TAKA가 2포인트가 됩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마지막곡은 다름아닌 ATTIXX의 ruin of opals. 수많은 변속으로 괴롭히는 이곡은 KKM*의 얼마 안되는 약점 중 하나였기에, 변속에도 강점을 보이는 U*TAKA가 2포인트를 얻거나, VRRIOO가 포인트를 얻어 최소 타이브레이커로 끌려가거나 우승을 놓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ruin of opals에서, 다시 한번 이변이 펼쳐집니다.
6th KAC 타이브레이커의 마지막을 오마쥬하는 듯이, ruin of opals의 마지막 롱잡 직전 구간에서 순위가 뒤집히고, 마지막까지 ATTIXX가 버텨내면서, U*TAKA는 단 1포인트밖에 얻지 못해 우승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묘하게 한일 팀전이 되어버린 9th KAC의 결승은, KKM*의 우승으로 마무리됩니다.
우승하였지만, 사실 KKM* 본인에게는 아쉬웠던 무대였습니다. 본인의 선곡은 성공했지만, 약점이 제대로 간파당했으며, ATTIXX의 어시스트가 아니었더라면 업셋을 허용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19년도 압도적인 폼에 비하면 KAC 결승에서의 모습은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이 이를 직접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했을 정도였습니다.
2.3. 코로나 시대 / BPL ZERO
하지만 KKM*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기를 원했습니다. 2019년 12월, 코나미는 BEMANI의 프로 대회인 BEMANI PRO LEAGUE(이하 BPL)의 개최를 발표합니다. 6개의 아케이드 운영 회사들이 참가하는 BPL은 BEMANI를 넘어 리듬 게임 전체로 봐도 거의 최초의 프로화 e스포츠 대회였습니다. KAC 후기 방송에서 KKM*은 BPL 참가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참가하지 못하는게 이상할 정도의 실력이었던게 확실했습니다. 그 질병이 닥치기 전까지는…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은 일본과 한국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모든 나라는 문을 세게 걸어 잠궜습니다. 많은 스포츠와 e스포츠도 무관중 개최와 온라인 전환 개최를 하며 어떻게든 대회를 진행하고자 힘썼습니다. BPL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팀이 참가하는 정식 대회는 결국 진행하는데 실패했지만, 어떻게든 참가하고자 하는 인원을 모아, 3팀 규모의 프리시즌 대회인 BPL ZERO를 개최합니다.
BPL ZERO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물론 BPL ZERO를 통해서 리그 진행에 있어서 룰은 괜찮은지, 방송과 화면구도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은지 등등 먼저 데여본 것이 결과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이후 BPL 2021은 원래 2020년도에 사용하려고 했던 룰과 많이 달라진 것을 예전부터 BPL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KKM*은 BPL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KM*은 계속해서 IIDX를 플레이하고 있었으나, 그의 1차 전성기를 끝내버린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원인 미상의 부상. 자세의 문제였던 것인지, 혹은 역대 기록을 많이 만들어내기 위한 지나친 플레이 시간이 문제였던 것인지는 몰라도, 이 부상으로 인해 KKM*은 2020년 이후 2022년까지 약 2년간 IIDX를 비롯한 리듬게임 플레이를 줄일 수 밖에 없었고, 그의 역대 러쉬는 여기서 멈춰버리게 됩니다. 역대 갯수 1위 또한 U*TAKA에게 탈환당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라이트닝 모델에 적응한 수많은 플레이어들은 역대 점수를 계속해서 갱신해 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후해진 판정에 득을 본 여러 플레이어들이 새롭게 떠오르는가 하면, 기존 플레이어들은 불멸이라고 불렸던 구기체의 점수를 큰 격차로 갱신해나갔고, 스크래치곡은 스크래치 감도 조절기능에 힙입어 엄청난 기록들이 나오게 되었으며, MAX-0가 잦은 빈도로 나오게 되는 등, 이런 변화의 바람은 이제 BPL로 향하게 됩니다.
3. BPL의 시대, APINA와 ROUND1 / BPL 2021 - BPL S3 (2021-2023)
3.1. 대마왕의 귀환 / BPL 2021
2020년 BPL ZERO 이후 코나미는 다시 새롭게 BPL 2021의 정식 개최를 준비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코로나의 영향 속에 있었기에, 개최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2021년 드디어 정식 개최에 성공하게 됩니다.
새로운 e스포츠 리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스타 플레이어,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대마왕, DOLCE.가 있었습니다. KAC 은퇴 이후 잠정 5년만에 다시 IIDX 공식 대회에 참가하게 된 DOLCE.는 많은 일반 플레이어 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주목받던 0순위 플레이어였습니다. 뾰족한 무기곡에, 수많은 경험, 여전한 실력을 가졌던 DOLCE.는 실제로 드래프트에서 두 팀의 선택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선발에 성공한 팀은 바로 APINA VRAMeS였습니다.
반면, KKM*이 부상으로 인해 잠시 물러난 와중, 최고의 폼을 자랑하던 선수는 역시 U*TAKA였습니다. 역시 경험도 많은건 물론이거니와, 직전 BPL ZERO에서도 우승, 실력 조차도 누구도 넘보지 못할 정도로 다른 플레이어와 큰 격차가 있었으니, 드래프트에서 데려가려는 팀이 6팀 중 반인 3팀이었을 정도로 초특급 매물이었습니다. 결국 드래프트에서 U*TAKA를 데려가는 데 성공한 팀은 ROUND1이었습니다.
그렇게 DOLCE.의 APINA VRAMeS와, U*TAKA의 ROUND1의 이야기가 막을 올리게 됩니다.
정규 시즌인 레귤러 스테이지는 1st Stage의 1위팀, 2nd Stage의 1위팀과, 1st 2위팀과 2nd 2위팀 중 1st와 2nd를 합한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 다음 단계인 세미 파이널로 진출하게 되는 규칙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APINA와 ROUND1의 경우 쉽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고, 이는 실제로 맞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반전은 여기서 일어납니다. 룰 적으로 봤을 때, 1st와 2nd 중 어느 하나만 2위 안에 들기만 하면, 진출 가능성이 꽤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정확하게 간파해낸 한 팀이 있었으니, 바로 SUPER NOVA Tohoku. 토호쿠는 1st Stage에서 많은 팀들이 전력을 쓸 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한 듯이, 1st에서는 모든 로스터에서 힘을 빼는 이른바 "탱킹"을 했고, 1st Stage는 최하위로 마감합니다. 여기까지만 봤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APINA와 ROUND1을 제외하고 GAME PANIC이 세미파이널 진출이 유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2nd Stage, 이제 전력 로스터를 꺼내든 토호쿠는 보란듯이 GAME PANIC을 제외한 모든 팀을 상대로 승리. 탱킹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어가며 2nd Stage 1위를 차지합니다. 그리하여 모두의 예상을 기분좋게 깬 토호쿠는 세미파이널로 진출, 1st Stage와 2nd Stage 성적을 종합하면 GAME PANIC이 토호쿠를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Stage 1위는 커녕 2위조차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토호쿠의 전략의 희생양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물론 토호쿠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1라운드 픽의 WELLOW의 저력과 3라운드 픽 CORIVE의 활약이 컸습니다. BPL은 팀전이며 개인의 활약뿐 아니라 전략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으며, 이후 시즌에서는 규칙이 완전히 바뀌어 이와 같은 전략은 쓰지 못하게 되었으니, 토호쿠의 이 룰 헛점 공략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세미파이널에서 토호쿠는 아쉽게도 로스터가 조정된 상태가 아닌, 풀전력인 APINA와 ROUND1을 상대해야 했고, WELLOW와 CORIVE가 완전히 이를 틀어막기에는 불충분했습니다. 그 와중 세미파이널에서 역시 주목받게 된것은 DOLCE. VS U*TAKA 라는 신·구대결이었습니다. 00년대~10년대를 상징하는 DOLCE.와, 10년대~20년대를 상징하는 U*TAKA의 맞대결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세미파이널을 통과하고 파이널로 향하게 된 APINA와 ROUND1, 세미파이널에서는 맞대결에서 APINA가 15:5로 승리하며, 승부의 추가 APINA 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었던 상황. 하지만 파이널은 예상보다 훨씬 더 처참하게 흘러갑니다.
전체 14곡 중에서도 단 3곡밖에 승리하지 못한 ROUND1은 20:6이라는 세미 파이널보다 더 처참한 숫자로 깨지고 말았으며, 믿었던 U*TAKA조차 UCCHIE에게 업셋을 허용, U*TAKA의 2승을 제외하면 ANSA의 1승을 제외한 KUREI와 TENIN은 전패, U*TAKA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이 출장해야하는 파이널에서 U*TAKA만 혼자 잘해서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결국 신·구대결의 끝은 APINA의 DOLCE.의 승리로 마무리 되게 됩니다. "여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앞에서 증명한 순간이었습니다.
파이널은 일방적인 패배로 끝이 났지만, 마지막 대장전에서 U*TAKA가 冥, DOLCE.가 灼熱을 던지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각 플레이어를 가장 잘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이후 U*TAKA의 활약을 생각하면, 매번 U*TAKA를 틀어막았던 DOLCE.가 U*TAKA의 아치 에너미가 아닐까 생각이 들정도로 정반대의 선곡 스타일을 가진 두 플레이어였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3.2. Year of U*TAKA / 10th KAC & BPL SEASON 2
BPL 첫 시즌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하게 된 U*TAKA는 자기 자신을 더욱 더 갈고 닦으리라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을 결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기회는, 바로 BPL 이후 2022년 2월에 열리게 된 The 10th KAC였습니다. KKM*이 부상으로 인해 IIDX에서 잠정적으로 휴식하며 비어버린 왕좌를, 다시한번 재탈환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였습니다.
2021년에 열렸던 예선 라운드를 당당히 1위로 통과했던 U*TAKA는,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절대 강자였습니다. 그룹A에서 WELLOW, *TA93N, MIKAMO를 만난 U*TAKA는 1곡을 제외하고 모두 1등을 차지하며 7포인트로 WELLOW와 함께 결승에 진출합니다. 한편 반대편 그룹B에서는, 지난 BPL에서 U*TAKA에게 승리를 따낸 UCCHIE와, BPL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실력으로는 정상급인 일명 "일반인" RAG*가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물론 U*TAKA가 우승하는 것이 유력하기는 했지만, 다른 플레이어들도 "한방"이 있는 플레이어들이었기 때문에, 절대적이지는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UCCHIE의 선곡 GENE과 두번째 WELLOW의 선곡 Sense 2007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데 성공하며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었지만, 문제는 그 사이에 1포인트씩 주워먹은 RAG*를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세번째 RAG*의 자선곡인 STEEL NEEDLE (SPL)에서 RAG*가 1위를 차지, U*TAKA는 3위를 하며 U*TAKA와 RAG*가 4포인트로 동률이 된 상황. U*TAKA는 어떻게든 자선곡을 지켜내야 했습니다.
마지막 U*TAKA 선곡의 waxing and wanding (SPL)에서 U*TAKA는 RAG*와 8점차라는 근소한 차이로 자선곡 방어에 성공하며, 까다로웠던 승부를 마무리짓고 우승을 차지, 다시한번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데에 성공합니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한번 자신을 증명하는데 성공한 U*TAKA, 이제 남은건 BPL에서의 우승뿐이었습니다. 그사이 BPL은 시즌2를 맞아 GiGO와 TAITO STATION Tradz의 참가로 6팀에서 8팀이 되었습니다.
일부 팀은 전원 재계약에 들어갔고, 일부 팀은 아예 팀을 완전히 갈아엎었습니다. ROUND1은 드래프트에서 저번 시즌 팀 동료인 ANSA와 TENIN을 떠나보내고, I6VV과 MAKO-G를 영입하며, U*TAKA 원맨팀에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한편 저번시즌 파이널을 함께한 APINA는 DOLCE.가 다시 한번 BPL에서 은퇴하며 에이스를 떠나보내야 했고, APINA는 DOLCE. 제외 전원 재계약을 하게 되며 팀을 지켜보고자 했습니다.
시즌2에서 여러 팀들의 향방은 다양하게 갈렸습니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팀은 역시 LEISURE LAND. 지난 시즌 6팀 중 5위로 마무리했던 팀을 전원 재계약하는 수를 두면서, "믿음의 투덱"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던 레져랜드는, 모든 선수들이 스텝업하고, 전략도 잘 맞아떨어지면서, 보란듯이 레귤러 스테이지 전체 1위를 차지해, 모든 예상을 기분좋게 부서버렸습니다.
또 이번 시즌 첫 참가의 GiGO는, "CORIVE가 지난시즌 활약하기는 했지만 1지명 급은 아니다. 전형적인 약팀이 될것"이라는 예상을 깨버린 또 하나의 팀이었습니다. 팀 전체가 골고루 활약하면서 4번 졌지만 3번 이긴 것이 결국 팀을 토너먼트 막차를 타게 하면서(8팀 중 6위) 재계약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신생팀으로써 활약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한편, 분위기가 좋지 못한 팀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같은 신생팀인 TAITO STATION Tradz. 신생팀임에도 RIOO라는 좋은 에이스를 영입하고, 경험으로는 거의 모든 플레이어보다 앞서는 TATSU를 영입하면서, 활약이 기대되는 팀이었으나 어딘가 한끝 모자란 모습만 보여준 끝에 2승 2무 3패로 GiGO에 밀리면서 결국 레귤러 스테이지에서 7위로 여정을 마무리 해야했습니다.
ROUND1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세미파이널 직행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 있었으니, 결국 U*TAKA를 제외한 플레이어들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로스터가 변경되었음에도 해결되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상 U*TAKA의 존재 자체가 팀을 2위라는 자리에 올려놓았으니, 레귤러 스테이지 U*TAKA의 활약은 엄청났습니다. 레귤러 스테이지 개인 시상인 획득 포인트 상, 하이 스코어상, 카운터 상 모두 따는 3관왕을 달성한 것이 그 증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쿼터 파이널, 먼저 만난건 전 시즌 세미파이널 진출을 놓고 다퉜던 레귤러 스테이지 5위 Super NOVA Tohoku와 레귤러 스테이지 4위 GAME PANIC이었습니다. 하지만 PEACE 제외 전패라는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GAME PANIC은 또 다시 높은 자리로 올라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레귤러 스테이지 3위인 APINA VRAMeS와 6위인 GiGO의 만남은 의외의 결과로 치달았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GiGO의 로스터가 APINA의 로스터를 1대1로 상대하면서 비교 우위를 계속해서 차지, 특히 UCCHIE가 CORIVE를 상대로 1승 3패 판정패를 당하며 전 시즌 챔피언이었던 APINA는 일찍이 짐을 싸야했습니다. 본인들도, 시청자들도, 대마왕의 빈자리를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세미 파이널은 이변은 더 이상 없다는 듯, 레귤러 스테이지 1위인 LEISURE LAND와 2위인 ROUND1이 각각 토호쿠와 GiGO를 상대로 신승을 거두며 결승 대진이 정해집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팀과 모두가 예상했던 팀의 만남, LEISURE LAND는 비록 IIDX가 팀게임은 아닐지라도, 하나로 똘똘 뭉쳐 결승이라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누구보다도 우승이 간절했던 선수가 있으니, 바로 DINASO. 그는 KAC 팝픈 뮤직에서 팝픈의 절대 신 TATSU를 상대로 7연속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든 저평가를 뒤엎고 팀원과 함께 당당하게 트로피를 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트로피가 간절한 것은 LEISURE LAND만이 아닙니다. 저번 시즌 결승에서 압도적 패배를 당하며 뼈아픈 상처가 남은 ROUND1 그리고 U*TAKA. 팀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U*TAKA는 이제는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 자리에 올랐습니다. 남은건 팀원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 팀원 전체가 골고루 저력을 보이던 레져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급이 떨어졌던 ROUND1 멤버들이 분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BPL은 혼자서는 우승할 수 없으니까요.
대망의 결승, LEISURE LAND는 대부분의 매치업에서 무승부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무승부로는 부족했습니다. U*TAKA의 존재 때문에. 이번 시즌 전승을 달리고 있었던 U*TAKA를 막기에는 LEISURE LAND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U*TAKA를 제외한 선수들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U*TAKA를 제외한 ROUND1의 선수들도 필요했던 승리를 계속해서 따와주면서 U*TAKA의 노력에 보답했습니다. 대장전을 앞두고 점수는 10 대 10 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결과를 이레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레져랜드의 G*는 결국 U*TAKA를 상대로 패배하면서 U*TAKA는 드디어 원하던 BPL 트로피까지 손에 넣게 됩니다.
2022년은 말그대로 YEAR OF U*TAKA였습니다. 10th KAC 우승, BPL 개인상 3관왕, BPL 최종 우승으로 레귤러 스테이지 1위를 제외한 모든 것을 이루면서 2019년 이후 두번째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런데, 바다건너 꺼져있던 엔진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합니다.
3.3. 대마왕의 뒤를 잇다 / BPL SEASON 3
부상의 여파로 더 이상 활발하게 리듬 게임을 하고 있지 못했던 KKM*.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KKM*은 IIDX는 활발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상에 영향을 덜 주는 타 리듬게임을 병행하며 감각을 유지하려 했고, IIDX의 경우 자세와 타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조금씩 교정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으로부터 2년 후 2022년, KKM*은 다시 한번 궤도에 올랐습니다. 12레벨 역대도 다시 불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여개까지 떨어졌던 역대 갯수도 다시 세자릿수로 복구해냈습니다. 결국 역대 갯수 1위도 다시 한번 탈환합니다. 그야말로 왕의 귀환.
그리고 KKM*은 자신이 원했던 무대로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2020년 당시 코로나와 부상으로 인해 밟지 못했던 바로 그 무대, BPL. KKM*은 이를 위해 군대도 뒤로 미루고 (일반적으로는 대학교 2학년 쯤에 갑니다.), 일본에 거주하기 위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수소문하고, 일본어도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BPL SEASON 3의 드래프트 후보 명단이 발표되자, 모두는 깜짝 놀랐습니다. 설마했던 KKM*의 참전. DOLCE. 은퇴, 그리고 SEASON 2 U*TAKA의 활약 이후 "U*TAKA를 막을 자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던 BPL에 경종이 울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던 것은, KKM*이 있음에도 KKM*을 선택한 팀은 TAITO STATION Tradz 하나뿐이었다는 것. 실은 Tradz가 KKM*이 일본에 정착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었고, KKM*을 독점 계약하기 위해 많은 힘을 썼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리하여, KKM*과 Tradz의 동행이 시작됩니다.
한편, 타 팀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전 시즌 준우승의 활약을 한 LEISURE LAND 팀과 언더독으로서 최고의 활약을 한 GiGO 팀은 전원 재계약, 어떤 팀들은 핵심 코어는 유지한채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데 주력하는가 하면, Tohoku는 완전히 팀을 갈아엎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변화를 선택한 팀이 많았기에, "어떤 팀이 우승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 여러가지로 오갔습니다. 결국 주목받았던 건 U*TAKA의 ROUND1과 KKM*의 Tradz이긴 했지만요.
이번 레귤러 스테이지는 8팀이 4팀씩 2조로 나뉘어 진행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ROUND1과 Tradz는 다른 조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BPL.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웃고 울었던 팀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웃은 팀은 다름 아닌 APINA VRAMeS. 리빌딩이 그야말로 대성공하면서 B리그를 무패로 마감합니다. WELLOW는 단단해짐과 동시에 팀의 약점을 보완, CHP*1E의 경우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베테랑같은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팀에 크게 기여합니다.
한편 "우승의 피"를 수혈한 팀이 있었으니, 바로 SILK HAT. 물론 팀 자체가 엄청나게 강한 건 아니었지만, 6th KAC 더블플레이 우승 경험이 있었던 VELVET과, 바로 그 6th KAC 싱글 플레이의 주인공 LICHT의 영입이 성공하면서 선수들이 필요할 때 활약하며 W리그 2위로 무난하게 토너먼트로 진출했습니다. 또 4지명인 KIDO.는 U*TAKA를 잡기까지 하는 등 특유의 번뜩이는 한방이 팀을 더 높은 자리에 올려놓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Super NOVA Tohoku는 많은 이들이 의심했던 로스터였습니다. 1지명으로 TATSU 선발, 그 이외 애매하거나 증명이 되지 않은 픽을 차례로 선발하며 걱정의 눈초리를 보내는 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선발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폼을 보여주며 팀이 잘 맞물려 돌아가면서 B리그 2위라는 성적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합니다.
한편 전원 재계약을 했던 LEISURE LAND와 GiGO는, 저번 시즌의 활약이 무색하게 각 리그에서 동반 탈락. 이번 시즌이 리빌딩과 함께 전체적으로 체급이 상향되었다는 것만 증명한 채로 일찍이 짐을 싸야 했습니다. 특히 LEISURE LAND는 저번 시즌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 한 후,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하고자 하였으나 2021시즌으로의 귀환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피를 수혈한 팀이 활약한 레귤러 스테이지가 끝이나고, 운명의 쿼터 파이널. 또 다시 만난 Super NOVA Tohoku와 GAME PANIC이었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습니다. GAME PANIC의 에이스, PEACE는 이번 시즌에도 꾸준히 활약하면서, 이번 시즌 전승을 달성, GAME PANIC의 기둥이나 마찬가지인 활약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번 시즌은 PEACE 제외 전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탈락했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TAKA.S, MIKAMO, FRIP 모두가 점수를 벌어다 주면서 특출난 에이스가 없었던 토호쿠에게 복수에 성공, 세미파이널로 향합니다.
한편 반대편의 SILK HAT과 TAITO STATION Tradz는 BPL 한국인 진출 첫해만에 바로 성사된 한국인 더비였습니다. SILK HAT은 두 시즌만에 잡은 토너먼트 기회인 만큼 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SEIRYU가 KKM*을 상대로 2승을 따내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며 팀전 경험의 차이를 보여주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RIOO와 KKM*이 나머지 트랙을 모두 승리하며 이렇게 외칩니다. "여기서 끝날 순 없다."
그리고 세미파이널, ROUND1과 GAME PANIC의 매치는 U*TAKA과 PEACE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선봉전을 제외하면 이후 모든 세트에서 PEACE와 U*TAKA가 서로 2승씩 주고받으면서 각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활약상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결국 후반 세트, 높은 레벨로 갈 수록 배당 포인트가 높은 BPL에서 웃는 건 U*TAKA의 ROUND1이었습니다. GAME PANIC은 또 한번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PEACE의 전승 기록만 남게되었습니다.
한편 반대편 대진인 APINA와 Tradz의 승부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선수 전원이 안정적 폼을 자랑하던 APINA에게 Tradz의 RAITO.와 8S.가 전패를 당하며 승부는 Tradz에게 어렵게 흘러가게 되지만, KKM*과 RIOO의 활약으로 마지막 대장전에서 모든게 결정되게 된 상황. 1승만 하면 결승으로 가는 APINA와 2승을 해야 결승으로 가는 Tradz였지만 KKM*이라는 존재만으로 이상하게도 반반처럼 느껴졌던 대장전.
하지만, UCCHIE의 선곡은 예상치 못했던 Marie Antoinette (SPL), 여기에 KKM*이 제대로 걸려 넘어지면서 결국 KKM*의 첫 BPL 여정은 세미파이널에서 마무리되게 됩니다.
결국 파이널은 다시 만난 ROUND1과 APINA, 2021 시즌의 복수와 함께 2연패를 꿈꾸는 ROUND1과, 대마왕 DOLCE.의 부재로 인한 시즌2에서의 부침을 완전히 극복해내고자 다시 한번 왕좌에 오르고픈 APINA의 또 한번의 대결이었습니다. 시즌 2 전승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최정상급 실력을 보이던 U*TAKA를 공략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은 시즌 2에 비해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승 1패 반반을 기록한 NAGACH와 KENTAN을 제외하면, 경기는 APINA의 비교우위로 계속 흘러갑니다. 특히 I6VV는 0승 4패, KUREI는 1승 3패를 기록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결국 대장전. "U*TAKA 해줘!"를 시전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대장전에서 2승을 거둬야 그나마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U*TAKA니까 가능성이 높아!"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바로 남아있던 APINA의 스트래티지 카드.
스트래티지 카드 결과, quell -the seventh slave-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U*TAKA의 대장전 상대는 바로 UCCHIE. BPL 2021, U*TAKA의 아치 에너미는 바로 DOLCE.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U*TAKA를 이겼던 상대가 또 하나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11레벨이었으니까 이길 수 있었다."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2년, UCCHIE는 계속해서 성장했습니다. 결국, DOLCE.가 없어도 가능하다는 것을 마지막 순간에 증명해냈습니다.
그렇게 대마왕의 빈자리를 메꾸어낸 APINA VRAMeS가, 다시 한번 왕좌에 오릅니다. UCCHIE는 APINA의 후계 에이스로, WELLOW는 불안정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솔리드한 서브 에이스로, CHP*1E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어 냈고, KENTAN은 많은 나이로 의한 의구심을 떨쳐냈습니다.
4.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4.1. 다시한번 정상으로. / KAC 2023 KKM* vs U*TAKA
BPL이 한창 시즌3까지 개최되던 와중, KAC는 좀처럼 소식이 없어 "혹시 폐지된 것이 아닌가?"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BPL에 모든 신경을 기울이면서 KAC는 잠정 폐지로 방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2023년 8월, 바뀐 로고와 리셋된 넘버링과 함께 KAC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개인전이라는 KAC만의 재미를 원했던 사람들은 모두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KAC에 주목했던 건 일반 플레이어만이 아니었습니다. BPL 개최 이후 그 누구보다도 IIDX를 많이 플레이했던 프로 선수들과, BPL에 참가는 하지 않았지만 일명 "재야의 고수" 일반인들 모두가 달려들었습니다.
그렇게 예선을 통과한건 우승자 출신 KKM*, U*TAKA와, 프로 선수인 UCCHIE, WELLOW, SEIRYU, MIKAMO, 그리고 재야의 고수 한국인 듀오인 CHEPY.와 SOMORI. BPL의 영향으로 부쩍 상향평준화된 IIDX 씬인 만큼 그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명의 결승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준결승 A조에서는 U*TAKA/CHEPY./SOMORI/UCCHIE가 대결. U*TAKA가 BPL 파이널의 복수를 하면서 CHEPY.와 함께 결승으로 향합니다.
한편, 준결승 B조에서는 "빛" MIKAMO의 mosaic 선곡이 그야말로 빛났습니다. 각오에서 "mosaic 선곡하겠습니다." 라고 했던 그 말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KKM*과 스코어 동점으로 2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이 2포인트가 실제로 유효하게 작용했던 것이, 최종 결과 SEIRYU와 WELLOW는 2포인트, MIKAMO는 3포인트였기에, 만약 mosaic에서 1포인트만 획득했다면 3인 타이브레이커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처할 뻔 했기 때문이죠. 결국 MIKAMO는 KKM*과 함께 결승으로 향합니다.
대망의 결승, MIKAMO/KKM*/U*TAKA/CHEPY. 라는 어째서인지 또한번 한일전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첫곡은 준결승 B조의 mosaic를 또 한번 재현하고자 했던 MIKAMO의 Rave*it!! Rave*it!!. 1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한 MIAKMO지만, 이번에는 KKM*의 단독 1등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두번째 곡은 따끈따끈한 곡이었던 KKM*의 Xerulean. 하지만 가장 큰 경쟁 상대인 U*TAKA의 1포인트 득점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세번째 선곡은 U*TAKA의 힙락3(雪上断火). 변속+스크래치라는 변수 덩어리의 곡을 역시 U*TAKA는 안정적으로 처리해냈고, KKM*은 반대로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KKM* 4포인트, U*TAKA 3포인트, 그리고 자선곡이 모두 빠진 상태로 마지막 곡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은 가장 큰 변수인 CHEPY.의 선곡이었던 금색제언 (金野火織の金色提言). CHEPY.는 여기서 2포인트를 얻었고, 남은 1포인트를 획득한 것은 바로 KKM*. The 9th KAC에서는 한국인 타선곡에서 0포인트 였지만, 다시 한번 돌아온 한국인 타선곡에서는 1포인트를 획득, BPL에서의 세미파이널 패퇴를 만회하면서, 또 하나의 별을 추가하는 데 성공합니다.
4.2. 모든 서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 BPL SEASON 4
시즌 3 SOUND VOLTEX 종목이 치뤄지기 전, SUPERNOVA Tohoku가 GiGO에 인수되면서, SUPERNOVA Tohoku는 리그 최고의 조커 카드로써 활약하며 여러 명장면을 남기고 BPL에서 퇴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8팀에서 7팀, 32명의 선수에서 28명의 선수로, 더욱 문이 좁아진 BPL SEASON 4는, 설마 했던 그 플레이어의 참전으로 개막 전 부터 달아오르게 됩니다.
그 플레이어는 바로 한국의 DON*. "중속의 악마"라는 별명에 걸맞게 150BPM 전후의 악곡에서 그야말로 압도적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EZ2 출신이라는 것을 백분 살려서 중레벨~12레벨 하위권에서의 극한의 판정으로 독보적인 MAX 기록을 수도 없이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던 플레이어였습니다.
KAC와는 다르게 BPL에서는 11레벨 이하 곡의 비중이 꽤 큰만큼, 나오기만 한다면 0티어 매물인 것이 확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참가 떡밥을 지속적으로 던졌던 DON* 선수는 이번 시즌4에서 해외 선수의 참가 조건이 완화되면서,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실제로 DON* 선수를 노렸던 팀은 LEISURE LAND와 GiGO로, 여기서 LEISURE LAND가 추첨에서 승리하면서 LEISURE LAND의 새로운 1지명 선수가 됩니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4지명 순서까지 내려온 NUCHIO까지 1/5 확률로 데려오는데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우승후보로 부상합니다. 물론 12레벨에 약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는 나왔지만요.
저번 시즌 통한의 준우승을 거둔 ROUND1은 이번에도 리빌딩 버튼을 눌렀습니다. U*TAKA 제외 모든 선수들이 이적생 및 새로운 선수로 채워졌습니다. GAME PANIC과 SILK HAT은 전원 재계약을 선택. APINA VRAMeS는 저번 파이널에서 눈에 띈 건지 NAGACH를 데려오면서 나머지 인원은 재계약으로 마무리합니다.
GiGO는 DON* 영입 실패로 찢어진 도화지를 그래도 전 Tohoku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괜찮게 마무리 했습니다. 한편 TAITO STATION Tradz는… KKM*과 8$.를 제외하고 모든 드래프트 중복 입찰에 실패하면서 애매한 로스터를 채웁니다. 그래도 경험도 충분하며 과거 번뜩이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던 멤버들이기에 혹시?하는 기대도 사소하게나마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레귤러 스테이지, 8팀 중 6팀 진출에서 7팀 중 4팀 진출로 바뀌어 문이 더 좁아진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역시나 또, 충격적인 결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3강 3중 1약이라는 구조가 형성되었고, 가장 비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건 SILK HAT이었습니다. 전원 재계약에 결과가 별로 좋았던 적이 없었던 BPL에서 또 한번의 사례가 나와버린 것이죠. 에이스인 SEIRYU 포함 팀이 전체적으로 내려 앉으면서 승점 1점과 함께 리그 말석에 다시 내려오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3강 중 첫번째로는 DON* 영입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LEISURE LAND가 있었습니다. DON*선수도 첫 시즌인 만큼 실수하는 모습도 나왔지만, 큰 걸림돌이 되진 않았고, 나머지 선수들도 돌아가며 클러치 플레이가 나오면서 끝나고 보니 5승 1무 0패라는 성적에 최종 순위 1등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옵니다. 모두가 시즌2를 떠올리면서 "이젠 진짜 우승해야한다."를 외치고 있었죠.
3강 중 두번째 팀으로는 GAME PANIC이 있었습니다. PEACE는 여전히 PEACE였고, MIKAMO와 TAKA.S가 팀을 더욱 더 잘 보좌하며 같은 전원 재계약의 SILK HAT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았습니다.
3강중 3위 팀은 APINA VRAMeS로, 저번 시즌 우승팀의 멤버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승 후보 0순위라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기대치에 보답하면서 토너먼트로 진출합니다. 물론 3위로 마감한 것은 아쉽지만, 운이 안따라준 것에 가까웠기 때문에 우승 후보인 것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팀은 4팀이고, 이제 자리는 단 1개가 남아있는 상황. 이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GiGO는 괜찮은 로스터를 꾸렸고, 그래도 잘하면 4위 안에 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제일 원하지 않던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LEISURE LAND전 대장전 G* 상대로 46는 스트래티지 카드를 사용해 먼저 1승을 거두고, 남아있던 건 자선곡인 Feel The Beat (SPL)이었기에 여기서 이기면서 승점 3점을 따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46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던 것인지 자선곡에서 무너지면서, 결국 패배하게 됩니다. 결국 이 실수 하나가 스노우볼이 되어 5위 탈락이라는 씁슬한 결말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한편 TAITO STATION Tradz는 로스터의 모든 희망회로가 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활짝 빛났던 KKM*의 활약이 팀을 지옥에서 건져냈습니다. 시즌 2 U*TAKA를 연상케 하듯 무쌍을 펼치며 모든 세트에서 승리를 얻어낸 것이 팀을 어떻게든 버텨내게 만들었고, 그렇게 따낸 승점 6점과 포인트가 팀을 토너먼트 막차를 타게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언급되지 않은 한팀, 바로 ROUND1. 가장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팀이 ROUND1이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실력적으로 큰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단지 U*TAKA가 예전만큼 전승가도를 달리지 못했고, 새로운 멤버들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결과를 끼워맞춰보니 패배를 하게 되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1승 1무 4패, 승점 4점으로 ROUND1 IIDX 팀 사상 최초로 6위라는 있을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ROUND1과 U*TAKA가 없는, 뭔가 흐름이 이상하게 바뀌어버린 듯한 토너먼트가 시작됩니다.
세미파이널 첫경기는 LEISURE LAND와 TAITO STATION Tradz의 대결. DON* VS KKM* 이라는 정반대 플레이 스타일의 한국인 정상결전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매치업이었지만, 솔리드한 경기력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레져랜드와는 다르게 Tradz에겐 걱정거리가 너무 많았습니다. 저번 시즌보다 훨씬 좋아진 폼을 보여줬던 KKM*과는 다르게, 나머지 선수들은 레귤러 스테이지 후 세미파이널 전까지의 공백기 동안 눈에 띄는 스텝업을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지 못하면 어림도 없을 것이라는 가혹한 예상도 많았죠.
그리고 역시나 예상대로, 대장전에서 2승을 거둔 KKM*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0승 6패를 하며 타이토에게는 상당히 쓰라린 패배가 되었습니다. 특히 본 대회가 KKM*의 군 입대 전 사실상 마지막 공식 대회 매치인 만큼 본인에게도 많은 아쉬움으로 남았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 매치는 APINA VRAMeS와 GAME PANIC의 경기. 전 시즌 우승팀이었던 APINA였던 만큼 APINA의 승리쪽으로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더많았지만, 이번 시즌도 전승을 이어가는 PEACE, 흔들리는 모습이 적어진 MIKAMO, 한방승부를 보여주는 TAKA.S라면 이길 가능성도 꽤 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기는 대장전 직전까지 3승씩 주고받으며 팽팽한 양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대장전, GAME PANIC에서 스트래티지 카드까지 사용한 상황에서 포인트도 앞서고 있어 더욱 유리한 상황. 여기서 등판한건 TAKA.S와 그를 상대하는 UCCHIE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실상부 APINA의 에이스인 UCCHIE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스트래티지 카드 곡에 타선곡까지 극복하며 2승으로 역전승을 타냈습니다.
최후의 결승전은 전대미문의 2연패와 3우승을 노리는 APINA VRAMeS, 그리고 이제는 진짜 정말로 우승해야하는 LEISURE LAND. 이전 3번의 결승에서도 봤던 팀이었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특히 이제는 두 팀 중 어느 팀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런데 여기서 레져랜드에게는 한가지 걸리적거리는 요소가 있었으니, 바로 약점이었던 12레벨. 특히 BPL의 경우 레귤러 스테이지까지는 최고 레벨에서 약한 선수들을 보유한 팀도 충분히 높은 순위에 오른 반면, 토너먼트에서는 최고 레벨 스코어링을 요구하여 미끄러져버리는 경우가 있었기에 더욱 걱정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거기다 상대인 APINA는 WELLOW와 UCCHIE가 상호적으로 12레벨을 커버해줄 수 있었기에, 지난 시즌 2처럼 어떻게든 8~11레벨에서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승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첫 두개의 세트에서 서로 승패를 주고 받고, NUCHIO가 2승을 거둬주었지만, 다음 세트에서 UCCHIE가 시즈쿠(雫) 선곡으로 DON*을 카운터하는데 성공하면서흐름이 잠시 멈춥니다. 심지어 다음 5세트는 DINASO가 WELLOW에게 2패를 기록하고, 6번째 세트는 승패를 주고받으면서 무려 29:29 동점이 만들어지는 놀라운 상황. 그리고 이제는 12레벨밖에 남지 않았고, 레져랜드에게 점점 비구름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
그리고 운명의 7세트, 테마는 SCRATCH. LEISURE LAND는 12레벨을 맡아줄 수 있는 DON*이, APINA는 WELLOW가 등판합니다. 여기가 승부처라고 판단한 레져랜드는 스트래티지 카드를 던졌고, Peaktime Booster가 등장합니다. 자선곡에서는 압도적으로 승리를 가져간 DON*, 여기서 지면 다음세트는 더욱 힘들어지는 만큼 모든 것이 달려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끝장승부 끝에 승리를 가져간 DON* 하지만, 승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세트 등판 선수가 APINA는 에이스 UCCHIE였던 반면, LEISURE LAND는 G*였습니다. 사실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레져랜드가 12레벨 빈곤을 겪어 왔던 와중 12레벨에서 각종 에이스 플레이어와 상대해왔던 G*. 하지만 제일 부담스러운 12레벨에서, 제일 부담스러운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 제일 부담스러운 상대인 UCCHIE를 맞닥드리게 된 G*. 심지어 APINA의 스트래티지 카드가 터지면서 더욱더 불리하진 상황.
하지만 G*는 결승전 마지막 세트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스트래티지 카드로 터져나온 Saturn(SPL)에서 UCCHIE를 상대로 승리, 레져랜드가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12레벨에서 3승을 달성하며 BPL IIDX 역사상 3번째 우승팀으로 등극합니다.
G*의 통산 성적 자체는 그렇게까지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터져주는 클러치가 인상적인 플레이어였습니다. 그리고 그 클러치가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다시한번 터지면서 판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습니다. 사실상 이번 결승 MVP와도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UCCHIE와 APINA는 작년 시즌3의 스트래티지 카드 곡에서의 승리를, 이번에는 자신들이 그대로 돌려받았습니다. 다음곡이 본인이 고른 혹성철도(惑星鉄道)였던 만큼, 눈 앞에 보였던 승리를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우승 팀인 LEISURE LAND는 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3시즌동안 종목 불문 계속되는 실패만 거듭했던 레져랜드가 드디어 유니폼에 별을 추가한 것은 물론, DON*선수는 최초의 외국인 BPL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DINASO는 그동안 공식 대회인 KAC와 BPL에서 통산 9회 준우승을 했던 일명 "무관의 제왕"이었으나, 드디어 공식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저주를 풀었습니다.
4.3. 끝은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KKM* 선수등장할 때부터 많은 임팩트를 남기며 KAC 2회 우승과 더불어 BPL S4 전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12레벨 역대 기록만 보면 사실상 KKM*의 시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셀 수 없는 역대들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마음이 아픈 소식은, 바로 KKM* 선수의 군입대. 코로나라는 상황과 부상으로 인해 BPL에 일찍이 참가하지 못한 것과 결국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으리라 생각합니다.
U*TAKA 선수는 DOLCE. 이후 자타공인 일본 최강의 플레이어로써 활약했고, KAC 3회 우승과 더불어 2022년을 완전히 자신의 해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도 2024년엔 유례없는 실패도 겪었습니다.
2021시즌부터 GAME PANIC 소속으로 팀에 헌신한 PEACE 선수는, BPL 은퇴를 결정합니다. 당시 S2 이후로 S4까지 곡 기준 39연승을 기록해 11레벨 이하에서 명실상부 0티어 선수였던 PEACE가 은퇴하면서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GAME PANIC의 에이스였던 PEACE는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을 지라도, 11레벨 이하에서는 리그 최강의 플레이어였습니다. 39연승이라는 금자탑은 다시는 나오지 않을 기록이나 마찬가지이며, BPL에서 세운 각종 일발 스코어들은 PEACE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스코어들이었습니다.
또 한편 MIKAMO 선수는 가업을 잇기 위해 BPL 은퇴를 선언하면서,
GAME PANIC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줄곧 토너먼트를 꾸준히 갔지만,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쉽게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팀의 핵심 코어 2명이 빠져버린 것이 타격이 커, 다음 시즌(아마 열린다면)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UCCHIE는 DOLCE.의 후계 에이스로써 BPL에서 요구되는 가장 최적의 선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여주었습니다. UCCHIE 선수가 나오면 누구에게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APINA의 두번의 우승은 UCCHIE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도 2024년 두번의 우승의 임팩트에 맞먹는 뼈아픈 패배를 겪었습니다.
이렇게 한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플레이어는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근 8년간 IIDX 씬을 지켜보면서, 귀가 즐겁고, 손이 즐겁고, 눈이 즐겁고, 뇌도 즐거워지는 순간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 내막은 이 글로 쓴 3만자로도 다 써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KKM* 선수는 군 제대 후에도 IIDX을 플레이 할 것입니다. 세대교체의 시발점이었던 DOLCE. 선수는 여전히 IIDX를 플레이하고, 스크래치곡에서는 세계 최강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UCCHIE도 U*TAKA도 아픈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한번 정상을 향해 달려갈 것이며, LEISURE LAND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끝이라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IIDX가 있는 한, 그리고 IIDX를 좋아하는 모두가 있는 한, IIDX 랭커 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알던 것과는 조금씩 달라질지는 몰라도, 그 스토리와 명성은 영원히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KKM*의 라스트 댄스, CONNECT4를 모두 지켜봐주세요.
この記事が気に入ったらサポートをしてみませんか?